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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10:11

전문가,학자 세 사람이 말하는 이랜드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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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자료사진> 이랜드 그룹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반발해 서울 서초구 잠원동 킴스클럽에서 이틀째 점거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홈에버, 킴스클럽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9일 오전 지하매장에서 사측의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2007. 7. 9 손형준 boltagoo@


이랜드 비정규직투쟁이 최근 큰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랜드 하면 항상 기억나는게 1994년 집회에 참석했을 때 누군가 나눠졌던 유인물입니다. "악덕기업주 이랜드" "노동탄압 이랜드" 등을 얘기하던 유인물이었는데요. 그때 유인물에서 받은 인상이나 지금 비정규직 투쟁에서 받는 인상이나 이랜드는 역시 이랜드구나 싶기도 합니다.

어제 이랜드사태 해법을 세 분 전문가한테 들었습니다. 데스크 지시로 전화인터뷰 하느라 오후 시간 다 가버렸습니다. 기사에는 반영 안됐습니다. 제가 너무 편향된 인사들 얘기만 딴걸까요?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결국 비정규직이 너무 많으니까 줄여야 하고 그런 방향으로 법도 개정해야 한다. 정부가 확고한 정책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어느 주체가 그걸 실천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노동부는 꾸준히 중재를 시도해야 한다. 2003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 청와대가 직접 중재를 하면서 좌파정부 비난에 시달렸던 적이 있지만 청와대가 당시 자세를 되찾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바탕 위에서 단위사업장 대표가 아니라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랜드 사태를 방치하면 비정규직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기업경영에도 이롭지 않다. 양극화가 심각한 현안이라는 건 노사정 모두 동의한다. 그런데도 기업은 현실에서는 노동유연성을 빙자해서 노동비용절약만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부가가치 창출도 안되고 기업경쟁력도 높일 수 없다.


인건비만 줄이려는 방식으로 기업들을 운영한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할 기업들이 퇴출되지 않고 직원 허리띠 졸라매는 방식으로 버티려고만 들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인력운용방식과 노동비용이 사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삼성이 인건비가 적어서 경쟁력이 생긴 게 아니지 않는가.


한국에 비정규직 많다는 것은 한국노동자들만 주장하는 바가 아니다. 외국계 기업이나 국제금융자본, IMF에서도 한국은 비정규직이 너무 많아서 경제성장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여러 번 지적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모른 척 하고 있을 것인가.


현실적으로는 투쟁과 대립을 통해 누군가 이기고 누구는 지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정규직 관련법 입법 때부터 예견했던 사태였.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 0계약 도입하는 등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가 여기까지 흘러왔다. 답답하기만 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


비정규보호법 시행하면서 우리은행은 2년 이상 계약직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했다. 하지만 이랜드는 선별적으로 했다. 게다가 법취지를 무색케 하는 외주화, 계약철회 조치를 취했다. 그게 사태 발단이다.


이랜드처럼 종교적인 토대를 갖는 기업들은 노사문제를 종교적인 신념으로 비화시키기 때문에 해결이 더 어렵다. 그럼에도 모든 종교는 사람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약해지와 외주화는 이랜드 경영진이 말하는 종교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정부는 지금같이 법시행에 따른 전환기와 과도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법 제정만 해놓고 나몰라라 하는 건 정부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


특별히 이랜드 사태와 관련해 세가지 해법을 말하고 싶다. 우선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가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것은 비용이 싸고, 고용이나 인력배치 해고 등을 사용자가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노사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등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유연성과 관련해서. 경영진은 노동자가 소모품이 아니라 핵심적인 인적자원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인적자원이 회사에 얼마나 충성감과 신뢰 갖느냐에 따라 회사 경영, 품질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경영자들이 사람, 인력, 인적자원에 대한 발상을 바꿔야 한다. 당장은 돈이 더 들지 몰라도 직원들은 회사 일에 몰입과 충성, 노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지속성장 기반이 된다.


두 번째, 인건비와 관련해서. 이번 비정규보호법은 차별시정 규제가 있다. 이 조항을 취지대로 유지한다면 비정규직 쓰는 사용자 동기가 사라지게 된다. 정부가 차별시정에 대해 엄정하고 확실하게 법집행해야 한다. 기존 노동법에서도 비정규직 보호 규정 있음에도 탈법 불법 편법 많았다. 차별시정 조치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사용자가 비정규 쓰려는 유인 사라질 것.


마지막으로 노동조합에 거는 기대.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고용이 경직되다 보니까 경영진은 노동갈등 회피하기 위해 비정규직 선호한다. 기존 정규직으로 하여금 전환배치나 회사내 인력운용 유용성에 협조하고 파트너십에 전향적으로 노력 기울인다면 역시 고용유연성이나 노사갈등 피하기 위해 비정규직 선호하는 걸 줄일 수 있다.


결론은 이렇다. 경영진 발상전환, 정부 엄정한 정책의지, 노조의 전향적인 협력 자세 세가지가 같이 움직여야 노동시장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고칠 수 있다. 비정규직에게만 일방적인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경제학도 입장에서 볼 때 비정규직 축소와 정규직 확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차별개선이다. 그동안 노사정은 비정규직 범위를 둘러싼 논의는 많았지만 비정규직 차별시정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이제라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해야 한다.


일차적인 열쇠는 이랜드 경영진이 쥐고 있다. 이랜드 경영진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가 비정규직 차별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만 바라보지 말고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과도한 비정규직 차별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역시 개별 기업 단위가 아니라 노동과 자본이 전체 차원에서 협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산별교섭으로 가야 한다. 개별교섭으로는 문제 해결 쉽지 않다.


지금 상황에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특별히 뭔가를 주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고 싶은 건 곤란하다. 전체 노동자들이 정규직 비정규직 구별되면 문제해결 점점 어려워진다. 노동 전체차원에서 자본과 협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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