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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 07:00

[동북아경제지도(4)]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상 "관리되는 시장"


 “북한은 이미 확고하게 개혁개방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관리되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춘복 중국 난카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김정은 이후 북한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중·북중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북한 변화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성과관리를 강화하고 제도화한 게 가장 눈에 띈다. 김정일 때까진 현지지도가 현장 방문해 좋은 말 하고 가면 끝이었다. 김정은은 현지지도에서 지시한 사항을 점검하러 다시 온다. 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되 당과 내각, 군 사이에 분업이 이뤄지도록 국가운영 시스템을 회복한 것도 특징이다.



북한 경제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김정은 집권 이후 각 분야에서 세대교체가 엄청나다. 특히 비대해진 군부를 축소하고 당-내각 중심으로 경제관리를 일원화시킨 것이 핵심이다. 김정일 사망 당시 100명이 넘던 군부 장성급들을 대부분 사퇴시켰다. 한국에선 이들이 모두 ‘숙청’된 걸로 오해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기득권을 지키려 저항하던 군의 리영호와 당 행정부장 정성택 둘 뿐이다. 김정은을 보좌하는 핵심 엘리트들은 매우 유능하고 실용적이다. 이들은 자기들 약점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들 사이에서 김정은 지지기반이 갈수록 단단해지는게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느껴진다.


북한에서 경제정책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선군’에서 ‘선경’으로 이동했다. 상당한 혁신이 이뤄졌다. ‘개방 없는 개혁’은 이미 시작됐다. 가령 농업에선 이미 사실상 가족농을 인정하는 포전담당제로 바꿨고 그 이후 식량 생산량도 늘고 배급 상황도 좋아졌다. 기업에게도 사회주의 생산책임제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했다. 공장장이 생산실적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소 노동자를 스카웃하기도 한다. 국영기업간 경쟁시스템이다. 기업소에서 생산한 물품 20%는 반드시 다른 지역에서 팔도록 한 것도 기업소끼리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균형발전과 전국적인 유통망 발전을 촉진한다.


시장화는 김정일 당시부터 있던 것 아니었나.

 -김정일은 시장을 이용하다가 힘이 커진다 싶으면 억누르길 되풀이했다. 김정일이 2009년에 화폐개혁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그게 김정은에겐 엄청난 반면교사가 됐다. 김정은은 시장을 억눌러서 국가권력을 유지하는게 아니라 시장에 자율권을 주면서 시장을 이용해서 국가 능력을 키우려 한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수입대체산업도 육성한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신발과 의류 등 경공업은 이미 상당부분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북에서 생산한 빵을 먹어봤는데 품질도 괜찮았다. 식당도 많이 늘었다. 경제부처 등 각 기관 심지어 외무성에서도 식당을 열어서 서로 경쟁할 정도다.


김정은의 역할모델은 덩샤오핑이라고 보나.

 -2016년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사회주의 위업을 완수하자”는 표현을 썼다. ‘강성국가’에서 강(强)은 해결했지만 성(盛)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마오쩌둥은 건국+강국, 덩샤오핑은 부국이다. 북한에선 김일성은 건국, 김정일은 강국(强國)+위국(衛國)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핵개발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뭔가. 강국+부국이다. 강국의 토대위에 경제를 발전시켜 세계에 우뚝 서는 진정한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경제입국의 상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엔 아직 안나왔다. 북에서도 계속 고민중이라고 본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에 ‘돌을 더듬으면서 강을 건넌다’는 말을 했다. 북한도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노동당이 중심을 잡으면서 ‘관리되는 시장’을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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