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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4 07:30

인구 고령화, 남북 모두에게 닥친 위협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성사 등으로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일각에선 통일만 되면 고령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제 남북한 인구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당장 통일이 되더라도 고령화 추세를 일부 늦추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역시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데다 앞으로 합계출산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고령화 문제는 남북이 함께 풀어야 하는 ‘민족적 과제’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12일 통계청 북한인구추계에 따르면 북한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9.9%입니다. 북한은 이미 2004년에 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중 7% 이상)에 진입했으며 2034년 무렵에는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14% 이상)가 될 전망입니다. 물론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됐고 올해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소득수준이 비슷한 외국과 비교하면 그래도 빠른 편입니다. 이는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해 수출제조업을 육성했던 중국·베트남 방식을 북한이 그대로 답습해선 안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북한은 여전히 ‘젊은’ 나라입니다. 북한은 전체 인구 2513만명 가운데 고령인구는 249만명인 반면 유소년 인구(14세 이하)는 500만명,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76만명입니다. 유소년 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중을 나타내는 고령화지수는 49.9로 한국(110.5)보다 두 배 이상 낮습니다. 이는 북한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이 1.94명으로 한국보다 높은 반면, 기대수명은 70.5세로 한국보다 11세 가량 낮은 영향도 있습니다.

 

 인구유지에 가능한 합계출산율은 2.1명입니다. 다시 말해, 합계출산율이 2.1명을 넘지 못하는 나라는 언젠가 인구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합계출산율 1.94명은 유엔이 내놓은 추정치인데 실제로는 얼마나 될지 예측하긴 쉽지 않습니다만 대체로 북한 역시 저출산 문제가 현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다 남북경협이 활발해져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여성이 늘어나면 합계출산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2020년 무렵이면 북한 역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습니다) 남북통일에 따른 ‘인구 보너스’를 누릴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은 셈입니다. 게다가 독일같은 흡수통일은 고령화 충격을 가중시킬 수도 있습니다. 과거 동독 지역은 통일 이후 출산율이 급감한 뒤 서독 지역 수준으로 올라오는데 18년이나 걸렸습니다.

 

 최지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도달해 있는 지금이야말로 북한 경제개발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남북 모두 노동력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족경제 차원에서 본다면 ‘고난의 행군’ 이후 약화된 북한의 보건의료와 보육 등 사회정책을 강화하는 걸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6월13일자 서울신문에 실린 기사를 일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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