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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12:04

국세청에 수사권 부여,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1. 대법원은 지난 22일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수임료에 대한 조세 포탈 혐의는 무죄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2.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9일 270억원대 세금을 환급받은 소송 사기 혐의로 기소된 허수영 전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해 “검찰이 제출한 감정평가서 등 증거만으로는 분식회계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조세범죄는 다른 형사사건에 비해 기소율도 낮고 기소가 되더라도 더 가벼운 선고가 나옵니다. 조세회피는 갈수록 지능적이고 전문적으로 발전(?)하는데 조세범죄를 수사하고 유죄판결을 이끌어낼 정부능력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세범죄 기소율을 높이고 처벌을 강화를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수사력을 강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국세청에 조세범죄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세무조사를 빌미로 한 권한남용을 기억하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세범죄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세금을 고의로 축소·탈루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최근 조세범죄에 대한 수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세무조사와 범칙조사 조직을 분리하고 세무공무원에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다. 보고서는 “세무공무원이 특별사법경찰관리로 지정될 경우 수사를 통해 공판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임의수사의 형식을 빌어 사실상 강제수사에 준하는 방식으로 범칙조사를 행하는 위험성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도 지적했듯이 조세범죄는 법집행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실정입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조세범죄 기소율은 평균 20.9%입니다. 전체 형사범 기소율 평균(37.9%)과 비교해 17% 포인트나 차이가 납니다. 지난해만 놓고 봐도 22.4%와 34.6%로 12.2% 포인트 적습니다. 조세범죄 사건 가운데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건 5.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49.1%)을 받거나 약식재판이 청구(45.3%)됐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조세범죄 사건 1심 결과를 보면 집행유예(39.1%, 561명)와 재산형(35.6%, 510명)이 70%를 넘는 반면, 실형 선고는 14%(200명)에 불과했습니다.

 세무조사조직과 범죄수사조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현행법상 국세청은 세무조사와 범칙조사 기능과 조직이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세무조사는 세금추징을 위한 행정절차이고, 범칙조사는 조세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수사절차인데 이 둘을 한 조직에서 함께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초동수사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 연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범죄혐의나 단서를 포착하면 세무조사과 직원은 세무조사를 중단하고 특별수사관이 범죄수사를 수행하는 식으로 두 기능을 완전히 분리합니다.

 문은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세무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정될 경우 수사를 통해 공판 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임의수사의 형식을 빌려 사실상 강제수사에 준하는 방식으로 범칙조사를 행하는 위험성도 방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역시 "검찰이 가진 기소독점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조세범죄에 대해 국세청이 수사권을 갖는다는 걸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거부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뜩이나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국세청에게 수사권까지 주는 건 ‘고양이를 생선가게 옆에 놔두는’ 거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당장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세무조사 잔혹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 국세청에서 설치한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는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비롯해 촛불 시위에 적극 참여한 연예인 김제동·윤도현씨의 소속 기획사 세무조사 등에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조세범처벌법에 나와 있는 대로 법 위반 소지가 있으면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을 제대로 하면 된다”면서 “국세청에 별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권한 남용의 오해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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