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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19:00

세금도둑 처벌은 솜방망이

조세범죄 5년간 기소율 20.9%… 전체 형사범 평균보다 17%P↓
20세기 초 미국 시카고 암흑가를 주름잡았던 조직폭력배 두목 알 카포네에게 쇠고랑을 채운 건 연방수사국(FBI)이 아니라 재무부였습니다. 뇌물과 협박, 살인을 저지르며 두려울 게 없었던 알 카포네도 탈세 혐의 앞에선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뿐”(벤저민 프랭클린)이라는 말이 말해 주듯 탈세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금 도둑질’에 너무 관대합니다. 조세 범죄를 저지르고도 기소가 되는 이는 다섯 명 중 한 명뿐입니다. 
10월 24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조세범죄 기소율은 평균 20.9%에 불과합니다. 전체 형사범 기소율 평균(37.9%)에 비해 17% 포인트나 낮습니다. 지난해 조세범죄 기소율 역시 22.4%로 전체 형사범 기소율 34.6%와 큰 차이가 났습니다. 조세 범죄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세금 자체를 고의로 축소·탈루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경우 조세범죄 기소 확률 자체가 너무 낮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최근 5년간 조세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모두 1만 3548명입니다. 혐의는 있지만 기소가 안 된 3만 1073명 가운데 소재 파악 불명으로 인한 기소중지(33.7%)와 증거불충분(31.2%)이 64.9%나 될 정도로 조세 범죄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구속 상태에서 기소가 돼 재판을 받는 비중은 지난 5년간 평균 5.7%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49.1%)을 받거나 약식재판이 청구(45.3%)됐습니다.
막상 기소가 돼도 실형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문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조세범처벌법 위반범에 대한 1심 처리 결과를 보면 전체 1433명 가운데 집행유예(39.1%, 561명)와 재산형(35.6%, 510명)이 70%를 넘었습니다. 징역형은 고작 14%(200명) 뿐입니다. 지난해 일반범죄 형사범의 징역형 비율이 22.9%인 점과 비교하면 조세범 처벌이 상대적으로 훨씬 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은희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 사법 당국은 대체로 조세범을 일반 형사범보다 관대하게 대하고 국고 손실을 보전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실형보다는 재산형 비율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독일이나 일본만 해도 조세범을 10년 이하 징역형 등 중죄로 다스립니다. 미국은 유죄판결을 받으면 가산세가 80%인 반면 우리나라는 40%에 불과합니다. 문 조사관은 “우리나라도 조세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실효성을 강화해 일반 형사범보다 더 강한 수준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세범죄를 바라보는 사법 당국과 국민 인식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내 조세범 기소율이 낮은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지식을 따라잡지 못하는 요인도 큰 만큼 전문 수사 인력 및 법조인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옵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직무유기와 조세범·조력인 간의 부당거래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조세범뿐 아니라 조세범죄를 도와준 변호사나 세무사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네덜란드 법원이 과거 탈세를 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 집행유예를 내리면서도 조력인인 변호사는 법정 구속한 판결을 예로 들었습니다. 한국은 조력인 처벌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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