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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21:09

공유경제, '나눔'과 '수익' 사이 어딘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최근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정책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다양한 경제현안을 주제로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일하는 학자들이 강연을 한다. 혼자 듣기 아깝다. 한번 듣고 잊어버리는 건 더 아깝다. 그래서 강연을 글로 요약 정리해봤다. 오늘은 김민정 연구위원이 <공유경제의 기대효과, 우려요인 그리고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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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하면 떠오르는게 에어비앤비나 우버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정확히 무엇인가 하는 합의는 없다. 사실 공유경제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제각각이다. 정부에서도 명확한 개념설정이 안된 상태에서 범람하는게 현실이다. 김 박사는 2015년 기획재정부 신성장동력과 연구용역으로 공유경제를 연구했는데 당시 “수요자와 공급자 간에 유휴자산을 이용한 시장거래를 ICT 플랫폼이 중개하는 경제”로 정의했다.


유휴자산은 보유자가 스스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취득 보유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따라서 “공유경제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유휴자산”이다. 김 박사는 “전문적인 대여를 목적으로 취득된 자산은 유휴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공유경제에서는 기본적으로 비전문적인 개인과 개인 간에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른다면 공유경제의 핵심은 시장가격에 의한 거래, ICT 온디멘드 기술 활용, 중개거래, 서비스거래, 유휴자산 활용 등이다. 그는 “일부 숙박업자들이 에어비앤비에 등록해 민박을 제공하는 사례가 있는데 그건 우리가 정의하는 공유경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중고나라도 공유경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과거 소리바다는? “공유경제에 해당됩니다.”


이른바 공유경제는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3년 150억달러였고 2025년에는 3350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공유경제에 따른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김 박사는 “공유경제 참여자들의 후생 증대”를 첫번째로 꼽았다. 과거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신규거래가 ICT기술을 활용해 창출된다. 수요자로서는 자산을 저려한 가격과 유연한 형태로 이용할 수 있어서 효용이 증가한다. 공유경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숙박공유나 차량공유에 참여하는 수요자가 가장 큰 이유로 든 게 ‘저렴한 가격’이었다.  


공급자는 낮은 진입장벽과 유휴자산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저소득층이나 노인 등에게 소득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고용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득위험도 일부 분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환경비용 저감도 부수적인 기대효과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문이 든다. 자가용을 공유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는게 환경비용 저감에 훨씬 더 효과적인거 아닌가?)


공유경제로 인한 우려요인은 기존 거래를 구축하면서 기존 사업과 마찰이 발생한다는 점, 그리고 거래상 위험을 들 수 있다. 기존 사업자로선 공유경제가 기존 거래를 구축하기 때문에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 박사는 “기존 생산자보다는 기존 공급자와 마찰이 발생하는데 특히 숙박과 교통 분야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와 호텔 영업이익이 반비례 관계라는 건 이미 여러 연구에서 실증된바 있다.


기존 사업자가 손해를 본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유독 공유경제에서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규제차익’ 때문이다. 김 박사는 “기존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신규 공유경제 공급자나 플랫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공유경제가 특별한 혁신이라기보다 단순히 신산업에 대한 규제의 부재를 틈타 성장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결국 정부가 쥐고 있다.(정부는 혁신성장의 대표주자로 공유경제를 내세운다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에 미국에 거주하는 잘 아는 분이 한국을 한 달 가량 방문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문제를 해결했다. 서울시내 중심가에 있는 오피스텔이었는데 가만히 보니 숙박제공자는 자기 소유 오피스텔을 임대로 내놓고 돈을 벌고 있었다. 물론 세금은 안낸다. 이건 김 박사가 설정한 범주에 비춰봐도 공유경제가 아니다. 김 박사는 “미국 뉴욕에서도 그런 부분이 문제가 돼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면서 “90일 이상 임대와 여러 방 임대는 금지인데도 위반사례가 40~50%로 절반 가까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쯤되면 공유경제인지 탈세경제인지 혼란스럽다. 뉴욕에선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쫓아내고 에어비앤비에 임대를 놓으면서 집값상승과 주택난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거래상 위험도 따져볼 대목이다. 정보비대칭 문제가 상존한다. 사기나 성폭력 등 안전문제도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후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가령 에어비앤비로 방을 빌린 숙박객이 방화를 했을때 보상을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정리되질 않았다.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더 많은 개인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높인다. 고용불안정 문제도 두드러진 불안요소다. 특히 태스크래빗(TaskRabbit)에선 초기에 최저임금 이하로 재능공유를 하면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좀 더 근본적인 우려요인은 제도 미비 문제다. 공유경제가 합법인지 불법인지 명확한 기준 자체가 없어서 거래당사자들이 법적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한 과세 문제와 규제 형평성 문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제대로 기준을 설정하지 못하니까 관련 업체에선 변호사를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는 등 거래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제도적 기반 마련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김 박사는 “공유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속에서 규제 형평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구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관점에서 김 박사는 “일시적 사업자 개념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상시적 사업자로 보면 공유경제 활성화를 저해하고 지하경제를 양산할 수 있는 반면, 비사업자로 보면 기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시적 사업자 개념 정립을 위해서라도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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