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7.08.21 09:54

문재인정부 100일 경제정책 평가 들어보니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0일간 보여준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대체로 ‘기대 이상’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신문이 경제학자 등 전문가 10명에게 물은 결과 10명 중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이라고 답했다. 한 명은 A학점, 한 명은 C학점을 부여했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양극화 해소와 ‘갑질척결’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거시적인 정책, 특히 성장전략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인터뷰에 응한 10명 가운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가장 높이 평가한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그 이유로 “방향을 잘 잡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정치적으로 소수파정부다보니 조심스럽게, 국민 지지가 60~70%는 된다는 확신이 있을때만 정책을 추진하는 것 같다”면서 “준비한게 더 있는데 아직 내놓지 않은 느낌”이라며 기대를 표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뭔가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는 공감할 부분이 많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정제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시동을 걸고 있는 증세 문제에 대해서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 배준호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그동안 고소득층에게 너무 풀어줬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합리적이고, 경기에도 지장이 없다”면서 “법인세 역시 9년간 풀어준 걸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정부가 부자증세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끌어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에선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이에 비해 정승일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사는 “정부가 충분히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한국은 좀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세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복지확대에 대한 지지를 높이기 위한 과도기로서 ‘부자증세’ 카드를 꺼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증세와 관련해 거론되는 종합부동산세 현실화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유영 조세정의네트워크 동북아지부 대표는 “법인 부담을 높이는 방식보다는 개인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게 좋다”면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종합부동산세 현실화와 근로소득세 면세자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건 이해하지만 보유세 확대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율을 올린만큼 자동으로 세입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세율만 올리면 다 될 것처럼 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돈이 필요하고, 그러니 증세를 하겠다는 건데 이 자체가 악순환”이라면서 “증세는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어떤 일을 벌이려는 것 자체가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복지도 줄이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갑질 척결’ 정책은 배 교수가 “9년간 고삐풀린걸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서 보듯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재벌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하 교수는 “재벌개혁은 공정거래 측면과 소유구조라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까진 공정거래문제에 주력해 왔지만 궁극적으론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선진화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인교 교수는 “불공정거래 차단은 어느 정부나 필요하지만 과거 파헤치기 식으로 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 


 지난 100일 동안 문재인 정부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무리없이 해냈다. 문제는 중장기적인 국가전략을 제시하고 추진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전략이라는 측면에선 점수가 많이 깎였다. 이와 관련, 정 이사는 “명확한 성장전략이 없는 건 사실 한국 진보세력 전체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면서 “지나치게 중소·벤처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국가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시 정책만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거시적 정책 수단방법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거시적인게 성장전략인데 정부 입장은 애매모호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성장전략으로는 미흡하다”면서 9월에 혁신성장전략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하니 얼마나 보완이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공급측면의 성장전략은 항상 중장기적으로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의 성장전략은 차기 정부에서 열매를 딴다고 봐야 한다”면서 “결국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한테서 물려받을 유산이 없다는 점에서 불행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2017.08.16일자 기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