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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7 06:00

재정정보 투명성, 지자체보다도 뒤쳐진 정부


 행정자치부에 전화를 걸면 이런 안내음성을 들을 수 있다. “정부3.0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정부3.0’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주요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정책투명성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재정정보 투명성을 분석한 결과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제도개혁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중앙정부는 지자체보다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나라살림연구소는 공동으로 발간한 재정투명성 정책보고서에서 중앙정부의 재정투명성과 지자체 재정투명성을 비교한 결과 제도와 실천 모두 지자체가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방재정을 다룬 지방재정법은 지난해와 올해 개정을 통해 재정정보 공개의 깊이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면서 “국가재정법을 지방재정법 수준으로 재정정보 공개 등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원문공개’ 등 정부정책 투명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대외적인 평가는 초라하기만 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경쟁력지수 가운데 하나인 ‘정부정책 투명성 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엔 세계 34위였지만 2009년 100위를 거쳐 2013년에는 137위까지 추락했다. 올해 초 발표한 2014년 순위는 133위다. ‘정부3.0’ 3년차 성적은 ‘국제순위 4단계 상승’인 셈이다.

 보고서는 구호와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을 두 가지 점에서 짚었다. 하나는 지자체 재정투명성은 지자체 자체적인 노력과 실험, 중앙정부의 주문 등 영향으로 꾸준히 개선된 반면 중앙정부는 재정투명성과 관련한 노력을 등한시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중앙정부가 강조하는 재정투명성과 이를 위한 평가 강화가 결국 기획재정부 권한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국회는 지난 5월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지자체 단체장이 “지자체 세입 세출예산 운용상황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매일 주민에게 공개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주민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세부사업별로 조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 조항이 원래 충남에서 2013년부터 시행중인 실시간 재정정보 공개시스템을 전국 차원으로 법제화했다는 점이다. 서울시 역시 클린재정시스템과 서울위키 등을 통해 상세한 재정현황을 공개한다.

 국가재정법 역시 지난해 12월 개정을 통해 재정정보 투명성을 강화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방재정법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가령, 지자체 재정공시 현황에 대해서는 평가지표를 통해 관리하는 기재부가 정작 다른 중앙부처 재정공시를 위한 매뉴얼이나 지침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재정정보 공개와 국회통제를 위한 제도 권고조차 제대로 법제화가 안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앙정부는 국가재정 투명성확대보다는 지자체 통제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정부는 지자체 재정자율성 확대보다는 상급기관으로서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정했다”면서 “특히 성과보고서 중심의 재정관리가 갖는 한계”를 언급했다. 기재부가 관리하는 재정 성과보고서  체계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의 성과관리체계는 예산당국에 권한을 집중시킨다는 점에서 특히 영미형에 가깝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투명한 재정정보 공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문제는 그동안 정부가 주도한 지자체 재정투명성 강화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지방분권’이 아니라 오히려 지방재정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규율을 강화하는 동안 중앙정부가 지자체보다도 재정제도가 뒤쳐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져 버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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