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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2 07:30

정부와 서울시, 보조사업 규정 비교해보니


 국고보조사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중앙정부가 국고보조사업 신설과 국고보조율 조정을 일방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관련 법률과 서울시 조례를 비교해보면 이 차이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시는 ‘보조금 관리조례’를 통해 시 차원의 보조사업, 이른바 시비보조사업을 운영한다. 조례는 “시장은 자치구의 부담을 수반하는 보조사업을 신설할 때에는 자치구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제7조)”는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또 “시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보조금예산안을 사업별로 해당 보조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자에게 해당 회계연도의 전년도 11월 11일까지 알려야(제10조)”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반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광역단체장이 보조금 예산 편성 때 해당 관할 구역의 보조사업 우선순위 또는 보조금 예산액의 조정에 관한 의견을 해당 중앙관서의 장 및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시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제2항은 ‘기재부 장관은 특별·광역시·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가 제시한 의견 중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은 해당 중앙관서장의 의견을 들어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제11조 제1항은 보조금법 전체를 통틀어 지자체의 권한을 명시한 유일한 조항이다.

 중앙정부 국고보조사업은 보조금법 시행령에 기준보조율이 정해진 사업은 115개이지만 실제 국고보조사업은 지난해 기준 29개 부처 956개나 된다. 대다수 국고보조사업이 개별법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만 명시된 채 각 부처별로 신설하고 보조율을 정한다. 이에 비해 서울시는 자치구와 협의가 잘 이뤄지고, 보조율 100%로 시작한 뒤 협의를 거쳐 보조율을 조정하는 사업방식을 유지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글은 6월2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과 지방이 상생하는 국가보조금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토론문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국고보조금사업 법개정안 낸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 

 

 2011년 연말에 이명박 정부가 영유아보육료지원사업, 이른바 무상보육을 전격 단행한 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지자체에선 정부여당이 무상보육을 위해 필요한 예산 중 서울이 80%, 기타 지자체가 50%를 부담하도록 하는 바람에 예산부족사태를 겪게 됐다고 반발했다. 바로 국가에서 결정한 국가사무인데도 재원조달방식을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면서 지자체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단이었다. 


 새누리당 의원 박명재가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도 국고보조사업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6월25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박 의원은 "지방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을 당사자인 지방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관행을 하루빨리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고보조사업의 특성과 문제점을 가장 잘 인지하는 의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행정고시(1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사무처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0월 재보권선거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국고보조사업은 안전행정부와 기획재정부, 지자체 등 3자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자체와 행자부를 경험했고 지금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명재가 낸 개정안은 국고보조율을 인하하는 경우, 즉 정부지원이 줄어 지방부담이 증가하게 될 때는 국고보조금 예산신청기한 이전에 관련 대통령령을 개정하거나 인하 방침을 미리 알리도록 하되, 사전에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지자체로선 예측하지 못한 추가부담 때문에 재정운용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면서 "중앙정부가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구실을 못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는 박명재에게도 고민꺼리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을 맡고 기재부 안행부 장관 등 정부위원과 4대 지자체 협의단체 추천위원 등이 참가하며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하는 정부기구이지만 8개월째 개점휴업상태다. 위원회 결정한 사항도 정부에서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 박명재는 "대통령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조정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청와대와 국회까지도 참여해 큰 틀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박명재는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국고보조사업이 아니라 완전국가책임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교육과 보육은 명백한 국가사무인데도 정부가 예산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애초에 2011년 국회 예산안심의 막판에 정부여당이 무상보육을 포함시키면서 무상보육을 시작한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유아보육 완전국가책임제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증세에 대해서도 무조건 안된다는 도그마를 벗어나 진지하게 가능성과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명재는 "한국은 여타 국가에 비교해봐도 조세부담률 자체가 너무 낮다"면서 "지방부담 경감과 안전예산 확대 등 국가가 국가로서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라도 증세논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예산이 필요한 곳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증세를 안 하면 결국 기업한테 짜낼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는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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