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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0 12:21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한다면서, 법적의무는 나몰라라


 정부는 지난 6월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다양한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가입자 수도 늘어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정부가 정작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건강보험 가입자와 보수월액이 한푼도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예산 범위 안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를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일반회계 국고지원액을 5조 8001억원으로 추계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정부예산안을 편성하면서 5조 1865억원만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가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 증가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추산한 것이 삭감 근거가 됐다. 기재부는 내년에 고용증가율과 임금 인상이 전혀 없다는 가정하에 예산을 짠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25일 정부가 이 같은 방식으로 지원액을 삭감한 것은 국고지원을 줄여 세입감소 등 재정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가 덜 지급하는 건보료 국고 지원액은 건보료 인상요인이 되는 등 고스란히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이 의무조항도 아니고 ‘예산 범위 안에서’ 지원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추계한 것은 기재부의 꼼수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국회 복지위에서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됐고 결국 5조 8000억원을 국고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전달했다.


 기재부가 건강보험 국고 지원액을 줄이기 위해 통계를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2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도 보험료 인상률과 가입자 수 증가율을 0%로 가정했다. 정부가 계산한 2012년 보험료 예상수입액은 30조 9709억원이었지만 실제 보험료 수입액은 36조 3900억원으로 정부 예측과 6조원 넘게 차이가 났다. 법에 따라 14% 지원 기준을 적용하면 2012년 한 해에만 미지급한 액수가 7587억원이나 된다.


 결국 기재부의 이런 편법으로 인해 정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무려 2조 3300억원의 건보료 지원액을 덜 지급했다.


 김 의원은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 증가율을 제대로 반영하면 약 6207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더 증액하는 게 맞다”면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편법과 꼼수를 쓴다면 차라리 건보료 지원에 대해 사후정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윤상 기재부 복지예산과장은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은 애초 건보통합 이후 적자가 심각해지자 적자보전을 위해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한 것”이라면서 “건보 흑자가 3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제도 취지를 감안해 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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