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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6 16:53

전략물자통제 정치적 악용 소지 (2004.10.10)

전략물자통제 정치적 악용 소지
미 수출통제법, 상표등록 이중잣대
해외 동향
2004/10/10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미국은 개성공단입주신청업체가 신청한 반출물자를 신청할 정도로 전략물자 통제체제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산 부품이 들어가는 물자에 대해서는 미국 국내법으로 전략물자 수출통제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적용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편의적으로 적용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가장 큰 문제는 전략물자 문제가 미국정부의 정치적 이익 관철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미국이 개성공단에 반출된 물품을 문제 삼아 한국기업에 관세와 벌금을 부과할 경우 개성공단사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고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미국이 전략물자 문제를 언론에 흘리기만 해도 개성공단사업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전략물자 심사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한미 외교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개성공단사업의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측의 이해와 협조를 약속받았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개성공단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게 전략물자 문제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한국기업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것은 전략물자를 빌미로 막으면서도 정작 자기들은 언제든 북한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 거대기업들이 북한에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시장조사까지 끝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북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평양을 비롯한 북한 주요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일본기업들은 조미수교 이후 대북 현물차관지원에 편승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략물자통제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것이 미국의 수출통제법이다. 바세나르협약의 궁극적인 집행은 참여국가의 국내법과 정책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미국은 수출통제법이라는 포괄적인 수출규제법체제를 통해 바세나르 회원국들이 미국 정책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다. 80년대 도시바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수출통제법의 역외적용은 심각한 국제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수출통제법은 미국기업이나 미국 시민과 거주자, 미국기업의 통제를 받는 외국기업 뿐 아니라 외국기업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 미국 상품의 수출과 재수출 거래에 관여하는 외국기업, 테러범지원자를 제재하기 위한 경우, 미국의 제재에 의해 재산이나 자산이 동결된 기업 등도 해당된다. 게다가 미국 상품을 배포하는 외국기업도 적용대상이 된다.

 

수출통제법은 국가안보나 외교정책을 위해 수출통제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중용도(dual-use)로 사용할 수 있는 상업적 통제품목으로 지정된 경우 수출통제법에 명시된 국가에 수출하거나 재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중용도 물품이란 본질적으로는 상업적이지만 직간접으로 복잡한 무기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말한다. 여기에는 북한뿐 아니라 쿠바, 러시아, 베트남 등이 포함된다.

 

외국이 원산지인 상품이 미국에서 수출되거나 상품이 미국을 경유하거나 미국에서 원산지국으로 재수출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미국에 있는 외국인에게 수출통제법의 적용을 받는 기술이나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것도 해당 외국인의 본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를 위반하는 개인은 해당 수출품 가격의 10배 혹은 1백만 달러 가운데 많은 쪽을 부과하고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법인의 경우 5백만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최대 50만달러, 수출권 박탈과 직무정지 등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수출권은 최대 10년까지 박탈할 수 있다.

 

이장희 외국어대 교수(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도 “전략물자 문제가 개성공단사업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바세나르협약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 신사협정에 불과한데도 미국은 조약처럼 이용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기준이 상당히 애매모호한 전략물자 통제체제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며 “미국이 개성공단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전략물자통제체제를 악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정부는 북핵문제와 개성공단을 연계시키려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상충될 여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전략물자를 포괄적으로 확대해석하면 전략물자에 포함 안 될 물자가 거의 없다”며 “현대전은 총력전인데 전쟁에 동원할 수 없는 물자가 어디 있겠느냐”라는 말로 전략물자 통제체제의 모순을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10월 10일 오후 12시 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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