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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1 12:30

정부-여당은 무상보육 사보타주를 중단하라


 정부·여당이 영유아보육료와 양육수당 등 이른바 ‘무상보육’ 예산에 국고보조금을 늘리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이달 국회를 통과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무상보육으로 인한 지방재정부족 사태를 호소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입니다. 여야 합의로 국회 발의가 되고나서 이미 7개월이나  계류중이었는데 이번달에도 안건상정 자체를 안하겠다는 건 명백한 사보타주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대선공약을 지킬 의지는 있는건지, 복지확대는 고사하고 하던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는 있는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처리를 유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법사위에 머물러 있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무상보육에 필요한 예산 국고보조율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로, 나머지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기조에 따라 작년말 여야 합의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 7개월째 계류 중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실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 논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아직 준비가 부족해 6월 국회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실 관계자도 “정부가 이번 국회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말고 정기국회로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복지예산과 관계자는 “무상보육 예산만 국고보조율을  별도로 적용하기보다는 현재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에서 진행되는 전체적인 국고와 지방비 분담 논의 결과를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기재부 의견”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당장 서울시 등 일부 자치단체의 관련 예산이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자체에선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생색은 다 내고 부담은 지방에 떠넘긴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9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박 시장 등은 무상보육 확대에 따라 작년보다 늘어난 지방비 부담이 전국적으로는 1조 4339억원인데 그 가운데 서울은 3711억원, 경기는 4455억원, 인천은 578억원 등 수도권이 가장 크게 부담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국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때 무상보육을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확정한 지원금 5600억원도 조속히 지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지자체에선 무상보육 자체가 국가 차원의 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전액 국비지원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보육·유아교육 완전 국가책임제”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하며 관련 예산도 중앙정부 책임으로 명시한 바 있다. 


박원순, 송영길, 김문수 세 명은 6월19일 공동기자회견까지 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130619 서울시_ 수도권 단체장들 무상보육 국고보조금 상향 공동 대응 발표.hwp


전문가 인터뷰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백선희(44)는 최근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보육 관련 예산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가뜩이나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됐다”며 국고보조율 상향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 전체 차원의 사업은 국가가 책임지는게 맞다”며 장기적으로는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선희는 무엇보다 “복지확대 흐름에 따라 보육예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지원 대상자도 늘고 지원금도 적지 않다. 사업방식은 국고보조인데 보육 관련 예산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니 지자체에선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악화로 지자체 세입 상황도 안좋은데 지자체에게 일정 수준 이상 부담을 지우니 아우성이 안 나올수가 없다는 것. 


  그는 “국고보조율을 정하는 건 기획재정부라는 원칙은 존중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지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데 원칙만 고수하면 결국 제도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선희에 따르면 무상보육은 기본적으로 국가사무이고, 그런 만큼 국가책임성을 기본 원칙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무상보육은 전국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편적으로’ 지원한다”면서 “국가사무는 국가가 책임지고, 지방사무는 지방이 책임지는게 순리에 맞는 사회복지정책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자체에게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 식으로는 곤란하다”면서 “일시적인 상황이면 지방채라도 발행해야겠지만 무상보육으로 인해 재정이 고갈돼 사업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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