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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2 17:42

인천공항 팔아먹기 꼼수 저지과정 되돌아보기



우여곡절 끝에 인천공항은 일단 민영화 위기를 넘겼다. 물론 다음 정권에서 어찌될 지 모른다는 불씨가 남아있긴 하지만 동력 자체를 상당부분 잃게 만들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 글에서는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민영화 저지 과정을 간략히 복기해 보도록 한다.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은 그 역사가 꽤나 오래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 이
수원은 2008년 8월27일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베이징공항을 예로 들며 "(국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말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만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했던 것도 아니다. 


존경하는 블로거 foog님은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시나리오의 재구성이라는 글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처음부터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설립"되었으며, 이른바 민주개혁정부 10년 간에도 "인천국제공항 민영화를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보면 지난해 말부터 인천공항 민영화에 상당히 비판적인 한나라당(요즘 이름은 새누리당)이 인천공항 민영화를 꽤나 지지했다는 점도 잘 드러난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정권 초기에 촛불집회로 시기를 놓치고 인천공항이 워낙 경영성적이 좋다보니 여론도 호응을 안해주고 거기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자리가 민주당 소속으로 넘어가면서 인천공항 민영화는 동력이 계속 떨어졌다. 
인천공항 지분매각을 골자로 한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은 18대 국회에서도 자동폐기된 것은 이런 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속에서도 정부는 민영화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2011년에는 지분매각을 위한 정부예산안을 올리기도 했다. 다행히 "여야는 작년 말 예산안심의에서 1차 지분매각 예상수입(4300억원)을 아예 빼버리는 초강수로 매각안을 좌초"시켰다. 

2012년 6월 26일 기획재정부는 '최후의 시도'를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인천공항공사 공사 지분 49%를 민간에 매각하는 내용의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에 다시 제출하겠다."면서 "현 정부가 약속했던 공기업 민영화 방안이 대부분 좌절된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라도 마지막까지 노력해 보겠다."라고 밝혔다(조선일보, 2012/06/28). 지분 49%를 모두 매각한다면 예상 수입은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27일 성명을 내고 "정권 말기에 수천억원 흑자의 국민기업을 팔겠다는 정부의 속내를 국민 앞에 고백하고 민영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시장 송영길은 27일 "인천시는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일관되게 반대했다."면서 반대의사를 재확인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심지어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조차 "무산된 줄 알았던 지분 매각을 정부가 갑자기 다시 추진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경향신문, 2012/06/28). 
   





반발이 만만치 않자 여당에서도 인천공항 민영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이 6월29일 "다음 정부에서 매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반발을 완화하려는 발언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새누리당(이전 이름은 한나라당) 의원인 윤상현, 조원진 등은 "내년에 들어설 차기 정권의 정책적 판단에 맡길 부분"이라고 반박했다(조선일보, 2012/07/02). (민영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한구는 7월2일 경향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인천공항 민영화, FX사업,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우리금융지주 매각 등 논란이 큰 현안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국회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012/07/03).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 역시 "인천공항 지분 매각은 18대 국회에서 일단 보류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친 사안"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한겨레, 2012/07/03). 








상황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속에서도 정부는 뜻을 꺾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은 7월4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요 국정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요구가 일각에서 커지고 있지만 19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주요 과제를) 국회와 의논해 마무리해야 한다. 국정은 '릴레이'로, 지금 주자가 전력으로 질주해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 이런 발언은 '니들이 뭐라하건 우리는 갈 길을 가겠다'는 태도로 비쳤다(한국일보, 2012/07/05).

박재완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매각을 위한 기업공개(IPO)의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회의 협의회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의원이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민영화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을 보면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비판했을 정도로 격한 반응만 확인했을 뿐이다(한국일보, 2012/07/05).
 



야당에 여당까지, 거기다 여론도 좋지 않게 흘러가자 결국 청와대는 인천공항 민영화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매각 필요성은 계속 강조하면서도 내부에선 추진의지를 접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아일보는 7월9일자 보도에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한마디로 연내 지분 매각 추진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관계자도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올해 정기국회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대형 정책 이슈가 제대로 논의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정타는 8월17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나왔다.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와 원내대표 이한구, 국무총리 김황식,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청와대 경제수석 김대기 등 당정청 핵심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인천공항 민영화를 다음 정부에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중앙일보, 2012/07/18).

다음날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 김한영은 기자간담회에서 KTX민영화에 대해 "더 이상 추진할 수 있는 동력도 없고 수단도 없다."며 민영화 포기선언을 했다
. 그는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날 당정청 협의회에서 인천공항과 KTX 모두 민영화 추진을 연기하기로 한 만큼 인천공항 민영화 역시 이번 정부에서는 물건너갔다고 할 수 있다(경향신문, 2012/07/19).

경향신문 보도(2012/07/19)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천공항 지분매각은 지난달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점검하면서 실현되지 않은 법개정 사항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면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논란이 커지긴 했지만 정치권 등의 동의라는 핵심 조건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팔아먹기는 일단 올해는 넘겼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새누리당이 보여준 태도는 일관되게 "민영화 반대"가 아니라 '(대선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다음 정권에서 논의하자'이기 때문이다. 불씨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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