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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9 16:02

서울시 민관협력해 예산낭비 뿌리뽑기 나섰다


취임 6개월째에 접어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예산정책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비공개가 아닌 모든 행정정보는 원칙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주민참여예산조례 제정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예산안편성에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는 시민참여를 구현한다.

정보공유와 시민참여, 그리고 마지막 퍼즐은 바로 시민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 예산을 검증하는 것이다. 지난 3일과 7일 시청에서 시 간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7시간 넘게 벌인 마라톤회의는 확 달라진 ‘박원순표 예산시스템’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서울시가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서울풀시넷) 등 1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예산 전반에 걸쳐 예산낭비성 사업을 대상으로 강도높은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시민단체와 함께 시 예산 전반을 점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밀분석작업을 거쳐 분야별로 올해 예산사업 가운데 366건(1조 6426억원)에 대한 재검토 의견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시민단체는 시 사업 중 342건(1조 3109억원)을 예산낭비성 사업 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시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 의견서를 바탕으로 3일과 7일 두차례 낭비성예산사업 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에선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시 간부들이 치열한 논리대결이 벌어졌다. 회의에 참가한 시청 간부들이 줄잡아 100명 가까이 됐다. 일부 부서에서는 예산증액 필요성을 적극 설득하는 자리로 활용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측은 조만간 최종의견서를 시에 제출한다. 시는 이 의견서를 박 시장에게 보고한 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검토회의는 지난해 시간부족 때문에 미진했던 낭비성 사업예산 퇴출 문제를 마무리짓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반영하겠다는 박 시장의 의중이 담겨있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시민의 눈으로, 시민단체와 토론을 통해 서울시 예산을 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리면서 이번 검토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시민단체가 1차로 제출한 의견서에 대해서도 ‘내용이 너무 소략하다’며 시민단체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의견이 대부분 감액을 위주로 했지만 24건(3317억원)에 대해서는 예산규모가 너무 적다며 증액을 요청했다. 특히 가사·간병 방문서비스 사업(10억원)이나 공공의료지원단 설치(7억원)처럼 사회서비스 확대에 대한 요구가 강했다.

  서희정 서울복지시민연대 사회행동위원장은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재활쉼터, 부랑인복지시설, 지역자활센터 운영지원에 대해 “기관운영비 현실화를 위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례없는 정책협의에 대해 일단 양쪽 모두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김상한 시 예산과장은 “시민단체와 사실상 처음 정책협의를 하는 것이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시민단체 의견 중에서 검토할만한게 기대 이상으로 많아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손종필 서울풀시넷 예산위원장은 “자료협조도 받고 설명도 들으면서 시 정책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앞으로도 더 자주 토론하고 더 ‘제대로’ 시를 비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작업이 추경예산편성을 위한 재원마련이라는 사전정지작업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용석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박 시장이 지난해 10월 말 취임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신이 구상하는 정책을 제대로 올해 예산안편성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예산 재편성작업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의회 역시 지난해 시간에 쫓겨 예산안심사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시에서 다양한 검토를 거쳐 수정·폐기가 불가피한 사업에 대해 추경을 요청한다면 시의회도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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