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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5 16:37

사회적대타협 통해 재정위기 극복하려는 그리스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정부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무엇보다도 진정한 <고통분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설정입니다.

사회서비스 감축과 부유층 증세 동시 추진

그리스 정부가 추진하는 고통분담은 먼저 부유층에게는 증세를 요구하고, 서민중산층에게는 사회서비스 축소 등 긴축재정을 감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핵심은 세입을 확대하고 지출을 줄여 재정적자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을 것 같습니다.

먼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그리스 정부는 좌파정부임에도 사회서비스 지출과 정부 운영비용을 각각 10%씩 삭감하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렸습니다. 국방비 축소와 회계제도 개혁, 국외 관광사무소 1/3 폐쇄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10% 감축은 폭발력이 강한 문제입니다.

그리스 공공노조연맹 스피로스 파파스피로스 위원장은 "공공부문 재정지출이 유럽연합 평균치를 밑돈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회서비스 감축은 결국 서민층 복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말합니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서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지요. 좌파정부로서는 지지기반을 흔드는 대단히 위험할 수 있는 결정으로 보입니다.

증세조치는 대부분 고소득층을 겨냥했습니다. 은행 고위층이 받는 거액 보너스에 최고 90%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이지요. 상속세와 재산세 재도입, 자본소득세 도입, 공기업 고위간부에 대한 임금 상한과 고소득 공공부문 종사자에 대한 생활비용 증가분 지원 중단 등도 수십년만에 이뤄지는 개혁조치들입니다.

참고로,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재정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는 200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부담률은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0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를 참고하세요. (참고로 노무현 정부 당시 세금폭탄 맞았다는 한국은 OECD에서 세금이 세번째로 적은 나라입니다. 좋은 자료를 주신 크리트님께 꾸벅)

그리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올해 GDP의 12.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 규모를 내년에는 4% 포인트 낮추고 2013년까지 유럽연합 기준인 3% 이하로 축소할 계획입니다. GDP 대비 113%인 3000억유로(약 510조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도 2012년까진 축소 기조로 되돌리겠다는 복안이고요.

국가부채 위험 수위로 달려가는 한국은 어떻게 위기에 대응할 것인가

한국은 이미 국가부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정부가 4대강 사업 몰아주기를 비롯해 강력한 재정지출을 시행하려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재정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제 짧은 소견으로는 <사회적 대타협> 말고 달리 떠오르는게 게 별로 없습니다.

진보를 자임하는 분들 중에서도 사회적 대타협에 대단히 부정적인 경우를 적지 않게 봤는데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어렵다는 건 저 역시 인정하고요. 다만 무작정 반대하기 전에 4가지 중요한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1. 대타협을 할 경우 누가 더 이득을 볼 것인가
2. 대타협 말고 더 현실적인 대안이 뭔가
3. 타협 안할거면 타도투쟁이라도 할건가
4. 재벌 싫다며 투기자본 문제를 외면해 버렸던 과거 잘못을 되풀이할 것인가 


물론 노무현 정부 당시 이찬근 교수나 장하준 교수 등이 주창했던 사회적대타협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것이겠죠. 문제는 향후 어떻게 준비해 나가느냐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이는 새로운 사회경제정책을 구상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고민해야 할 지점은 '감세와 증세'에 대한 겁니다. 현 정부 기조는 공식적으로는 감세입니다만 이미 재정 압박 때문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해서 실질적으로는 증세도 시행하는 어정쩡한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드러났듯이 향후 재정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기득권층은 절대 증세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새로운 사회경제정책을 구상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증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증세를 위한 치밀한 논리 개발도 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점에서 저는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후 최고의 선거구호라고 생각하는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라는 구호를 업그레이드해서 진보정당이 날이면 날마다 외쳐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구호는 <국민에게 복지를, 부자에게 세금을>인데요. 이 문제는 다음 글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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