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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8 09:30

탄소배출권거래제, 그게 뭐지?



2005년부터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38개 선진국들에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강제 부여함과 동시에 신축적인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제(Emissions Trading)를 도입했다. 배출권 거래제란 쉽게 말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어떤 국가가 자국에 부여된 할당량 미만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면 그 여유분을 다른 국가에 돈을 받고 팔 수 있고, 반대로 할당량을 넘겨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국가는 초과분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다른 국가로부터 사들이도록 한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자산으로 인정해 자유롭게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이나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이다.
 


온실가스 가운데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은 이산화탄소(CO2)이기 때문에 통상 배출권은 ‘탄소배출권’으로 부른다. 아울러 배출 할당량은 국가별로 주어지지만 실제로 배출에 제약을 받는 것은 산업활동을 하는 일선 기업들이어서 탄소배출권 거래는 주로 기업들 사이에서 이뤄지게 된다.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2005년 교토의정서 공식 발효 이후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감축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선진국 중심으로 신장세가 뚜렷하다.

탄소배출권거래제 대상은 유럽내 자체 시장의 배출권(EUA), 청정개발체제(CDM)에 따른 배출권(CER), 2008년부터 시행된 선진국간 공동이행제도(JI)에 따른 저감권(ERU)과 각국 국내의 자발적거래 발생분 등이 있다.
 

프로젝트 거래시장은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실시해 거둔 성과에 따라 획득한 크레딧(Credit)을 배출권 형태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와 JI(Joint Implementation)가 대표적이다. 청정개발체제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 일정량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개도국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시행해 선진국에 배출권을 판매할 수도 있다. JI는 선진국이 다른 선진국에 투자하여 감축한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갈수록 커지는 규모

기획재정부가 8월 27일 내놓은 ‘세계 탄소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세계 탄소시장 거래규모가 2006년 312억 달러에서 2007년 640억 달러로 두 배 증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할당량 거래시장은 2006년 247억 달러에서 지난해 504억 달러로 늘어났다. 프로젝트 거래시장도 2006년 65억 달러에서 지난해 136억달러로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할당량 거래시장의 대표 격인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시스템(ETS)은 지난해 501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배로 늘어났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 세계 탄소시장에서 78% 비중에 해당한다. 또 배출권 가격은 2007년말 CO₂t당  0.3유로까지 하락했지만 현재 2008년 12월 인도분은 12~30유로로 높은 수준이다.

프로젝트 시장의 경우 청정개발체제(CDM)에서 지난해에 전년 대비 106% 증가한 129억달러 규모가 거래돼 전체 프로젝트 시장 거래금액의 91%를 차지했다. 배출권 가격은 2007년 평균 9.9유로로 전년보다 24% 상승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교토의정서 이후(Post-2012 기후변화 체제)에도 탄소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향후 탄소시장의 성장세 지속 여부는 Post-2012 논의방향·미국의 온실가스 규제정책·청정개발체제(CDM) 관련 규정의 개정방향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2012년까지는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는 국가로 분류돼 있다. 다시 말해 국내 탄소시장은 현재 프로젝트 거래시장에 해당한다.


다만 프로젝트 시장에는 우리 기업이 국내외 청정개발체제 사업에서 발생한 배출권을 선진국에 파는 형태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기업이 국내에서 추진하는 관련 사업은 모두 50개로 이 가운데 19개가 유엔에 등록돼 있다. 

 
환경관리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총 저감량 1608만 CO₂톤, CER 판매실적은 현재 거래가 기준으로 2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제 3위에 해당된다. 국내에서는 온산로디아(아산화질소제거, 연간 915만CO₂톤)가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휴켐스(아산화질소제거), 울산화학(HFC제거), 수도권매립지(CH4 발전) 등의 순서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벌어들이는 CER 판매수익은 선진국 기업들이 투자를 선점하는 바람에 대부분 외국이 가져가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CDM 사업의 여지는 많지 않다.
 

부처간 혼선으로 논의 지지부진


이런 상황에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정부 부처간 주무부처를 어디로 할 것인가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개설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탄소배출권 시장을 연내 개설하기로 확정했으며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현․선물 거래할 수 있는 탄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량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인증해 국제적으로도 거래가능한 탄소포인트를 발급하고 이를 탄소은행 등에서 축적하도록 관리하고 거래소를 통해 거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지식경제부는 각 기업에 에너지관리공단의 검인증을 거쳐 자체 크레딧인 KCER(Korean Certified Emission Reduction.국내 온실가스 감축 인정분)를 발급해주고 있고, 지난해 크레딧 한 단위당 5000원씩 47억원 어치를 사줬으며, 올해도 9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자체적인 크레딧을 기반으로 한 시장을 준비 중이다.
 

환경부는 “지식경제부가 발급하는 KCER은 국제적 절차를 거쳐 인증을 받지 못해서 국제적으로는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반면 지경부는 “환경부가 생각하는 방식은 국민에게 과도한 의무부담을 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증권선물거래소는 나름대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의 탄소배출권 거래소인 블루넥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노하우를 전수받고 해외거래소와 연계해 우리 기업과 외국투자자간 국제 온실가스 감축 인정분(CER; Certified Emission Reduction) 거래를 우선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다


일각에선 ‘황금알’이니 ‘녹색성장’이니 ‘신성장동력’이니 하는 말로 탄소배출권시장을 ‘돈 되는 산업’ 정도로 변질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생략하더라도 허증수 경북대 금속공학과 교수가 9월 18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저탄소 녹색성장' 발전전략에 대한 공무원 교육’ 강연에서 밝힌 내용은 간략히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을 듯 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한 미온적 대처는 경제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며 이산화탄소 감축 압력 때문에 우리나라에 제2의 IMF 위기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산업구조적 문제여서 경제정책으로는 대처할 수 없으므로 우리나라도 2013년 온실가스 배출량 의무 감축을 앞두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CO₂배출량은 90년대 3억t에서 2008년 6억t을 넘어 교토의정서가 요구하는 90년대 수준에 맞추려면 탄소배출권을 산다고 하더라도 10조~20조원의 비용이 든다.”면서 “이에 대처하려면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기업, 지자체, 일반 시민까지 적극 관심을 갖고 통합적인 대응구조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은 가스공사 사보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보완해서 올린 글입니다.


<참고문헌>

국민일보 탐사기획팀,  <기후변화 조용한 재앙>, 2008.6.8.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세계 탄소시장 동향>, 2008.8.27
연합, <허증수 교수 “CO₂감축압력, IMF위기 유발 가능성”>,08.9.18.
연합, <국내 탄소배출권시장 산으로 가나>, 2008.7.14
주간한국,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라>, 2007.6.12.
주간동아 641호, 온실가스 감축 ‘탄소시장’ 황금알 낳나>, 20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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